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을 버는 행위는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사회 양식이나 규범과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돈 없이는 사실상 경제 활동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으며, 미니멀리즘과 무소유에 가까운 삶을 실천하고 있더라도 최소한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수준의 최소 비용 지출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경제적 활동이나, 혹은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직업을 가지기 위해 교육을 받고자하며, 더불어 삶의 과정 속에서 자아의 성장도 함께 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살다보면 큰 지출이 몇번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집, 그리고 의료비 지출같은 것들 말이다. 혹시라도 여유가 된다면 자동차나 사치품 등의 지출에 생각보다 큰 돈을 쓰게 될 수도 있다. 물론 개인의 여건에 따라 큰 지출인지 여부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큰 지출이 있을 시점을 고민해서 직업을 가진 이후로는(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던 시절은 사실상 제외를 하자) 살아오면서 늘 버는만큼 지출을 하고 있고, 미래를 대비한다고 적은 돈이라도 매월 월급에서 떼어 저축을 하고 있다. 언젠가 수입이 없는 날을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서두에 말했듯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수입이 없더라도 지출이 꼭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특별히 소비에 따른 만족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위한 소비를 할 때에는 생각만큼 만족도가 높지는 않은 것같다고 생각한다. 먹고, 입는 것을 위한 기본적인 지출의 경우 말이다. 다만, 예를 들어, 평소 먹고 싶었지만 높은 비용 때문에 특별한 날에만 지출하게 되는 외식에 대한 지출의 경우라면 분명 다른 의미로 소비가 느껴질것이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외식이어서 단순히 먹기 위한 비용을 넘어서서 그 시간과 행위 자체가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 위한 소비가 된다면 분명 지출이 만족감으로 느껴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가 있었지만, 그만큼의 추억과 즐거움을 공유하게 되었다면 그 가치에서 오는 만족감이 분명 느껴질테니까 말이다.
몇년전부터 큰 비용 지출이 예상되는 자동차 구입을 위해 매달 적금을 붓고 있다. 이제 차량 가격의 절반 정도의 원금을 부담할 수 있을만큼 돈을 모았다.(물론 가격대는 국산 중형차 수준의 기준이다.) 적어도 차량 가격의 절반 정도를 모았기 때문인지 이런저런 차량들을 가끔씩 기웃거려 보게 된다. 지금 타고 다니는 렉스턴W도 오래된 연식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불만없이 만족하면서 타고 다니고 있지만, 언젠가는 새 차로 바꾸어야 할 날이 올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새 차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6년 가까이 모은 돈을 한번에 모두 지출해야 하고, 그마저도 겨우 절반이나 2/3 정도의 원금 지출만 감당할 수 있는데다 나머지 금액은 또 수년동안 높아진 이자를 포함해서 매달 갚아나가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불편함 말이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이자가 높아진 시점에 이자를 부담한다는 것은 좋은 선택처럼 보이지 않는다. 새차를 샀다는 좋은 기분은 잠시 신기루처럼 스쳐지나갈 것이고 결국 남은 할부금을 갚아나가느라 매월 힘들게 더 일을 해나가고 있을 자신을 생각해보니 만족감이 높지 않을 것같다. 결코 즐거운 일은 아닐 것같다는 생각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경제 상식적으로 지금까지 차량 구입만을 위해 모아둔 비용을 매년 이자비용만 받아내어도 년간 사용하는 연료비 수준을 조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기 때문이다. 새차를 구입하고 난뒤, 어디 한군데 상처라도 날까봐 노심초사하며 주차장에 모셔둘 것인지, 아니면 오래되긴 했지만 지금의 렉스턴 차량을 큰 비용 부담없이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의 차이 말이다. 게다가 렉스턴의 연간 연료비도 이자로 모두 부담이 될터이니 거의 공짜처럼 타고 다닐 수 있다는 산술적 계산마저 나오니까 말이다. 이런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사실상 큰 비용을 지불하면서 새차를 사고자 하는 구매욕은 크게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
렉스턴도 언젠가는 고장이 날 것이고, 환경규제 등으로 전기차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차로 구입해야 하는 날이 분명 올 것이다. 다만, 그런 소비로 이어졌을 때, 나 자신에게 주는 만족감도 그만큼 높아야 의미있는 소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취미를 위해 조금씩 모아둔 용돈으로 구입하는 피규어나 레고같은 경우는, 적은 비용으로 만족감을 만드는 또 다른 지출 형태이기도 하다. 큰 돈을 들이지 않는다는 것과, 모아 놓은 돈의 일부나 이자 비용 등으로 취미를 유지하겠다는 기준이 있기 때문에 가끔씩 큰 지출에 대해 아쉬움이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는 즐거움과 만족감이 더 큰 경우가 많다.
옷을 사입건, 여행을 위한 지출을 하건, 또 다른 큰 지출이 있더라도 늘 만족감이 얼마나 될 것인지를 기준에 두고 지출을 해야 후회가 없을 것같다. 그게 사랑하는 사람들고 함께 하는 것, 그리고 추억거리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물론 경제적인 여력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은 아주 기본적이고 필수적이라고 봐야하겠지만 말이다.
며칠 전 마음에 드는 국산차를 하나 보고 나서 마음속에 언젠가 구입해야지 하는 생각을 가져보면서 이런 고민을 해보게 되었다. 분명 수년내 혹은 10년 이내에 새차나 혹은 중고차를 새로 구입하게 될 거라는 건 분명하겠지만, 그 전에 내가 이런 값비싼 비용 지출을 통해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보고자 함이다.
P.S. 생각해보니 내가 구입했던 차량들은 대부분이 중고 구입이었고, 새차조차도 경차였기에 매우 저렴했다. 차량 구입에 2천만원 넘는 돈을 지출한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큰 지출이 나에게는 큰 소비 경험이 될 것이 분명하기에 이런 고민과 생각의 흐름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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