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저축과 지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통제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때,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구매하느라 큰 대출을 얻었던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제법 그 대출금도 갚았기에 남은 대출금이 삶을 옥죄는 상황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삶에 넉넉할만큼 돈을 벌고 있지 못하지만, 적어도 이자때문에 금융적인 문제에 빠지는 상황이 없다는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보통의 월급쟁이의 삶에서 그런 모험을 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 갑자기 욕심이 생겨 큰 집으로 넘어가고자 한다면 지난 시련이 다시 되풀이될 수도 있음은 늘 자각하고 있다. 대출금과 이자를 갚아가는 과정이 직장인의 적은 월급으로는 큰 부담이 되었다는 것을 몸과 마음이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금은 들어오는 돈에서 최대한 지출과 저축에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지금은 커가는 아이들의 교육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물가때문인지 의식비에 지출이 제법 늘어난게 보인다. 외식을 즐겨하지 않지만, 한번씩은 기분 전환을 위해 외식을 나가보면, 예전에 비해 확연하게 오른 물가 때문에 두번 갈 것을 한번으로 줄이는 정도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같다. 그만큼 경제적인 상황에서 돈이 없는 경우를 생각하기는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외벌이로 4식구의 생계를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는 언제까지나 이 월급받는 직장 생활이 가능할지가 늘 하나의 위험 관리 요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조금씩 저축을 해오던 것들이 약간 쌓이고 나니 언젠가부터 개인적인 취미 생활에도 비용을 지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간간히 레고나 피규어, 그리고 개인적으로 구입하고 싶었던 전자 제품들도 필요에 따라 구입을 하고 있다. 사실 이런 물건들의 구입을 최대한 자제하기 위해 일년에 쓸 수 있는 비용을 제한해두고, 그 범위 안에서 우선 순위가 높은 물건으로 비용을 한정해서 구입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사람 마음이라는게 새로운 물건에 끌리기 마련인 건지, 어떤 경우에는 철저하게 지출을 잡아두고 있다가도 또 어느 날에는 고삐 풀린듯 모아 두었던 여윳돈을 일시에 풀어버리기도 한다. 나중을 생각하자면 사실 좋지 않은 습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유혹을 이겨내고 돈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음을 삶의 경험에서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변명처럼 들릴 수 있겠으니, 그저 아쉬움의 토로일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돈을 빌려 쓰는 일은 없이, 한정된 비용 안에서만 구입하는 정도로 일상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는 것은 나름의 노력 혹은 자제력이 발휘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지출이 과하지 않게 되려면 미리 지출 목돈을 목표 금액으로 만들고 저축한 뒤에 구입하는게 좋은 습관이라고 본다.)
지난 몇년동안 저축도 늘려오면서도 씀씀이도 조금씩 늘어났던 것같다. 내 주변의 물건들을 제법 치워 버렸음에도 그 사이에 이런저런 물건들로 다시 채워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미니멀리즘의 삶을 인생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으면서도 실천이 결코 쉽지 않음을 느낀다.
잠시 생각하고 있다보니, 월급이 주는 위안과 공포를 생각해 보게 된다. 멀지 않은 어느 시점에 은퇴를 하거나 직장을 나오게 될 것이지만, 사실 다가올 현실에 대해 애써 미루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월급이 끊어지는 그 순간이 삶의 최대 공포 구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잊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 주변을 복잡하지 않게, 그리고 간단하게 만드는 것을 삶의 하나의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할 것같다.
돈을 모으고 쓰는 것에 대해 평소에 늘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열정을 쏟다보면 씀씀이는 어느 정도 저절로 통제가 되지 않겠나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직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소소한 지출로 즐거움을 찾고 있는 것같으니 이 정도로 내 삶이 아직은 괜찮다고 잠시나마 스스로에게 변명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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