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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CD 플레이어와 오디오 (feat. 아남 AA-77)

by jg.hwang 2024. 3. 10.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음악을 듣는 방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적어도 내가 어렸던 시절인 1990년대부터 2000년 초반까지는  카세트 테이프를 사용했었고, 병행해서 좋은 음질을 듣기 위해 CD가 유행했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당시 자동차에도 기본형 오디오는 카세트 테이프가 장착되어 있었고, 고급형 옵션을 넣으면 CD 플레이어가 달려 있는 경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이야 차에서도 스트리밍으로 듣거나 스마트폰을 연결해서 음악을 듣는게 당연한 시절이 되었지만, 옛날부터 가지고 있던 CD들을 버릴 수는 없어서 가끔씩은 오디오로 음악을 듣고 있는 중이다. 물론 차에서는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으로 연동해서 음악을 듣고는 있지만 말이다. 

조금은 짐을 줄여야 하는 입장에서 보면 스피커나 오디오를 놓을 만한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 가끔은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편리를 위해서나 공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귀가 편하지 않음에서 오는 불편함 때문에 이동시나 업무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면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긴 하다.

옛날 방식이지만, 나는 아이맥에 CD를 리핑해서 mp3를 추출해서 음악을 저장해두고 듣는 것도 여전히 사용중이다. 주로 가지고 있는 CD들이 클래식 음반이 많다보니 그게 편할 수 있어서이기도 하다. 어느새 CD를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긴 했지만, 레트로의 열풍으로 LP마저 각광받고 관련 플레이어들이 다시 쏟아져 나오는 상황을 보아하니 언젠가는 CD 플레이어들과 음반들도 다양하게 나오는 날이 다시 오지 않겠나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집 근처에 생긴 알라딘 중고책방에서 중고 CD들도 취급하고 있다보니 가끔씩 시간날 때 들러서 듣고 싶은 CD를 구입해다 듣고 있다. 리핑해서 아이맥으로 음악 파일을 옮긴 뒤에 듣는 것만큼이나 가끔씩은 전기를 먹여가며 오디오로 음악을 듣기도 한다. 조금의 불편함으로 인해 그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말이다.

한 때는 오디오에 잠시 빠져서 비싸지는 않지만 저렴한 오디오 위주로 바꿈질하는 취미를 가지기도 했었다. 공간과 시간, 그리고 비용의 압박으로 결국 오디오 한채를 남기고 모두 정리해버렸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취미를 영위했던 덕분인지 아직은 다시 오디오 기기들을 들이는 것에 크게 관심을 빼앗길만큼 마음이 움직이는 일은 없는 것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오디오는 AA-77 세트 한채이다.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덱은 집안에 남은 카세트 테이프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이유로 베란다 창고로 넣어버렸고, 그 자리는 ACC-77로 채워 넣어서 CD 체인저로 여러 음악 CD를 넣어서 나름의 무한 반복 음악 재생을 즐기고 있다. 지금의 스트리밍이나 플레이 리스트 방식같은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버전의 방식이라고 하면 되지 않겠나 싶다.

CD를 갈아 끼우고, 플레이 버튼을 직접 누르거나 리모컨으로 음악을 트는 이런 행위 자체도 음악을 즐기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옛날의 mp3 플레이어를 지금도 가지고 다니면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가치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음악을 기기에 담고, 플레이어의 버튼을 눌러 음악을 재생하면서 듣는 행위와 같은 것들 말이다.

음악을 소비하는 방법이 다양해진 것에 대해 환영하는 편이다. 누군가는 소량의 혹은 대량의 음반을 소장하면서 듣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어떤 이는 구독 서비스 형태로 다양한 음악을 그때그때 찾거나 임의 재생하면서 음악을 즐기는 무소유의 형태를 선호하기도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각자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선택된 것이니 갑자기 옛것이라고 하여 사라지는 일은 없기를 바랄 뿐이다. 시장 요구에 따라, 다수의 선호도에 따라 결정지어지는 방식이겠지만, 여전히 이를 사용하는 옛날 사람의 가치관도 세월의 흐름과 함께 같이 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아남 AA-77 오디오 세트
아남 AA-77과 ACC-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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